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

김형균 목사

하늘을 볼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세상을 살다가

마음의 먹먹함이 내 삶을 짓누를 때

그제서야 주님을 찾습니다

행복을 느낄 겨를도 없이

분주하게 세상을 살다가

인생의 허무함이 내 삶을 짓누를 때

그제서야 주님을 찾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주님은 그 자리에서

우리를 끊임없이 돌보시는데

부족한 내 영혼은

아직도 갈 길을 모릅니다

- 동방현주 ‘ 세상을 사는 지혜 ’ 찬양 중 -

저는 설교의 제목을 정할 때나 칼럼의 주제를 정할 때, 아내 옆에서 늘 쫑알쫑알(?) 이야기를 합니다. 주제를 이걸로 할까? 저걸로 할까? 워낙 옆에서 쉬지 않고 이야기 하는 모습을 많이 봐온터라 적응이 되었나봅니다.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다 이번주에 처음 고비가 왔습니다. 무슨 주제를 가지고 써야 ?까? 특별히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는 않았는데, 정신이 없이 하루를 살다 보니 칼럼의 주제를 생각을 하지를 못했습니다. 고민 끝에 “요즘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사용해봐야겠다.” 라고 말하며 함께 이동하던 차에서 보이지 않는 것, 그러나 보이는 것! 들리지 않는 것, 그러나 선명하게 들리는 것!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써야겠어! 어때? 라고 아내에게 질문하니, 처음 보이는 반응으로 신이 나서는 자신은 알 것 같다고 반응을 합니다. 오호라?? 무슨 내용일지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음에도 제가 교회로 출근하고 나면 화장실 안 칫솔이 어디에 있을 것이며, 입었던 잠옷바지는 어디에 있을 것이며, 윗옷은 어디에 있을지 안봐도 뻔하다고 합니다. (칭찬인줄 알았는데, 욕하고 있는 중입니다.) 듣고 있다가 봉변을 당했지요. 멈추지 않고 이야기 합니다. 들리지 않아도 선명하게 들리는 것은 “잔소리” 라고 합니다.. 흠.. 그렇게 많이 안했는데.. 물어본 내 자신을 바보취급하며, 또 이때다 싶어 이야기한 아내에게도 감사하게 칼럼에 고스란히 전달할 것이라 협박(?)한 후 아름답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우리는 각자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살아갑니다. ‘조금 더 여유롭게 살수는 없을까?’ 생각 뿐이지요. 하늘을 볼 겨를도 없이 지냅니다. 행복을 느낄 겨를도 없이 분주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놓치는 것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내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이 산더미 같이 많기에, 다른 것을 볼 겨를이 없습니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정신 없는 이야기들에 집중을 하다보니 정말 들어야 할 것들에는 귀를 닫고 있을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한길 믿음의 식구 여러분,

우리에게는 주님께서 주신 믿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적응하기 조차 힘든, 이 때를 적응하면

또 다른 시대가 다른 모습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때에 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고

들리지 않는 것이 진하게, 선명하게 들리게 되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이 되시기를 소망해봅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

그러나 우리 한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삶이며

들리지 않는 것을 매 순간 선명하게

들으며 살아가는 삶임을 기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