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편지, 상처를 덮는 새 살이 되길..
김형균 목사.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다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안도현 시인의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
저는 무엇을 하든 땀이 많이 나기에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보다는 추우면서도 시원한, 거리마다 소복이 쌓인 눈이 오는 계절인 겨울이 좋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기에 겨울을 생각 할때면 참 낭만적인 계절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깨끗한 함박눈을, 손 내밀면 그 손 안에 소복이 쌓이는 함박눈을 보며 늘 기분이 좋았기에, 또 내리는 눈을 맞으며 늘 혼자만의 감성에 젖어들었기 때문에 그 겨울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낭만적이라 생각했습니다.
한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는 오늘의 날씨에 갑작스런 겨울의 그 낭만과 감성에 빠져들어 스스로를 돌이켜보니 ‘나도 함박눈처럼 살았는가..?’ 라는 생각을 문뜩 하게 되었고,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시 한 구절이 생각나 찾아보게 되니 오늘 소개하는 ‘우리가 눈발이라면’이라는 시였습니다. 주중에 몇 번이고 시를 읽어나가면서 내 평생의 목표가 이 시안에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 꼭 이루었으면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먼저는 가장 가까운 가족에서 시작하여 모든 이에게 따뜻한 사람이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보기에도 따뜻함이 부족합니다.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따뜻함을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마저 따뜻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참 따뜻하시군요.” 라는 말은 듣고 싶어하면서 정작 따뜻함을 보이며 살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상처를 덮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말로, 표정으로, 상처를 주고 있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면서 ‘참, 어려운 목표를 잡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네, 분명히 어려운 목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되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쌩쌩 불고, 그로 인해 추운 날씨가 계속 되고, 어둠이 깊게 깔린다 하여도 모든 이들의 마음을 녹여줄수 있는 따뜻함을 가진 삶(편지)이요, 상처로 인해 잠 못 이루는 이들의 상처를 덮을 수 있는 삶(새 살)이요.. “밖에 진눈깨비가 내린다!” 라고 했을 때의 반응과 “밖에 함박눈이 내린다!” 라고 했을 때의 표정과 말에서 행동에서 오는 차이요..
흩날리는 진눈깨비,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진눈깨비가 아닌..
소외 된 곳 하나 없이 낮은 곳까지 내리어 모든 이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하는 편지와 새 살이 되는, 손에 소복이 담기는, 눈 감고 가만히 맞고 있어도 미소를 띄우는 그런 따스한 함박눈이 되어 가기를..
그저 그렇게 되어 가기를 작은 소망을 담아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