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그래도 말씀 보고 있어요!

김형균 목사

“ 저, 그래도 틈틈이 시편 필사하고 있어요! ”

월요일 오후, 3교대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청년 한 명을 위로와 격려차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던지, 마치 이제까지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말 못하고 있었던 것들을 쏟아 붓고 있는 듯했습니다. 빙수를 먹으러 갔다가, 밥을 먹으러 갔다가, 카페에서까지.. 이야기를 듣고, 또 듣는데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봇물 터지듯 터지는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사회 초년생이니 그간 말 못할 고민들은 얼마나 많겠으며, 지금 당장은 이해되지 않아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속상하다 느끼는 부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는 것이요.. 경험해봐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들 말은 하지만 나름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으며, 큰 책임감으로 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들어주기만 하면 될 뿐, 그리고 종종 묻는 안부에 그냥 답만 해주면 될 뿐,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더 열심히 해라, 아직 더 배워야 한다, 힘들어도 견뎌라, 원래 인생은 그런거다.. 말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본인도 지금 대화의 상대가 누군지 순간적으로 알았나 봅니다.

“ 아, 목사님 그래도 저 틈틈이 시편 필사하면서 잘 지내요! ”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 도저히 숨길 수 없는 미소가 얼굴에 번지면서

순간 기분이 좋은 쪽으로 묘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담당 교역자로써 너무 행복하다는 것을..

여러분, 아시죠?^^

다른 이야기들에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는데,

왜 이야기에는 반응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 스스로 말씀을 찾고, 쓰는거 보니

정말 어지간히 힘들었나보다! ”

이 말에 본인도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군요.

덕분에 저는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냅니다.

고생한다고 살은 쏙 빠졌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즐겁다 말하며

힘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스스로가 말씀을 찾아 읽고,

쓰기도 하며 위로를 받는다는 그 말 한마디에

너무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우리 청년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겪었던 일보다, 겪어야 하는 일이 더 많은

그 젊음의 시기에

하나님을 붙잡고, 주신 말씀을 붙잡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위해서

더딘 것 같아도, 느린 것 같아도

믿음의 성장을 이루어 내는 청년들이 되도록..

그렇게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